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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의 제사 [오리게네스 사제의 창세기에 대한 강론에서]
작성자   이현지  회원정보 쪽지
작성일   2019-02-12 오전 12:22:31  번 호   2055 
조 회   5  추천수   0 

오리게네스 사제의 창세기에 대한 강론에서 (Hom. 8,6. 8. 9: PG 12,206-209)

아브라함의 제사

“아브라함은 번제물을 사를 장작을 아들 이사악에게 지우고 자기는 불씨와 칼을 챙겨 들었다. 그리고 둘이서 길을 떠나려고 했다.” 번제물을 사를 장작을 손수 지고 가는 이사악은 당신 자신의 십자가를 지신 그리스도의 예표입니다. 그런데 번제물을 사를 장작을 지고 가는 것은 사제가 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께서는 희생 제물이시고 또 사제이십니다. “둘이서 길을 떠나려고 했다.”라는 앞의 인용도 이것을 뜻합니다. 제사를 바치려 했던 아브라함이 불씨와 칼을 챙겨 들고 갈 때 이사악은 뒤에서 걷지 않고 아브라함과 나란히 걸었고, 이렇게 하여 자신도 아버지와 동등하게 사제직에 참여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습니까? 이사악이 자기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아버지!” 하고 불렀습니다. 이와 같은 순간에 부르는 아들의 목소리는 아브라함에게 있어 유혹의 목소리입니다. 번제물로 바쳐질 어린것의 소리를 들을 때 아버지의 가슴은 얼마나 아팠겠습니까! 아브라함은 자신의 믿음으로 인해 굳어져 있었다 해도, 마음속에 있는 아버지의 마음을 감출 수 없는 그 목소리로 “얘야! 내가 듣고 있다.” 하고 말했습니다. 이사악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버지! 불씨도 있고 장작도 있는데, 번제물로 드릴 어린 양은 어디 있습니까?” 그러자 아브라함은 “얘야! 번제물로 드릴 어린 양은 하느님께서 손수 마련하신단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이렇게도 애정 어리고 조심스런 아브라함의 대답은 정말 감동적인 대답입니다. 나는 아브라함이 마음속에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는 “어린 양은 하느님께서 손수 마련하신단다.”라고 말할 때 현재에 대해서 말하지 않고 미래에 대해서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에 대해서 물어 보는 아들에게 미래에 대해 대답합니다. 사실 하느님께서 친히 그리스도 안에서 그에게 어린 양을 마련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이 손에 칼을 잡고 아들을 막 찌르려고 할 때, 주님의 천사가 하늘에서 큰소리로 불렀다.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어서 말씀하십시오.’ 아브라함이 대답하자, 주님의 천사가 이렇게 말하였다. ‘그 아이에게 손을 대지 말라. 머리털 하나라도 상하지 말라. 나는 네가 얼마나 나를 공경하는지 알았다.’” 여기 이 말씀을 바오로 사도가 하느님께 대해서 하는 다음 말씀과 비교해 봅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당신의 아들까지 아낌없이 죽음에 내어 주셨다.”라고 바오로는 말합니다. 여기서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겨루시는 그 인자가 얼마나 위대한 지 볼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죽기로 되어 있었지만 죽지 않은 아들을 하느님께 바치고 하느님께서는 죽으실 수 없는 아드님을 온 인류를 위해 죽음에 넘겨주셨습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이 고개를 들어 보니 뿔이 덤불에 걸려 허우적거리는 숫양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우리는 앞에서 이미 이사악은 그리스도의 예표라고 말했습니다. 내 생각으로는 이 숫양 한 마리도 어느 정도 그리스도를 예표한다고 봅니다. 죽임당하지 않은 이사악과 죽임당할 숫양이 둘 다 어떤 면으로 그리스도를 표상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가치 있는 일입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말씀이십니다. 그런데 말씀께서는 육신이 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수난 당하실 때 육신으로 당하시고 죽임 당하실 때 육신으로 당하셨습니다. 이 숫양은 그 육신 안에서의 수난과 죽음의 예표입니다. 요한은 그리스도께 대해 “보라, 천주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로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영에 따라서 볼 때 말씀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죽지 않으셨습니다. 이사악은 죽지 않으신 말씀이신 그리스도의 예표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께서는 희생 제물이시고 또 영에 따라 볼 때 대사제이십니다. 육신을 따라 아버지께 제사를 바치시는 분은 십자가의 제단 위에서 스스로 바쳐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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