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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송산 성당
  주인장(시샵): 송산성당  총회원: 518명  개설일: 2005/02/14  회원분류: 게스트 http://club.catholic.or.kr/ss (Today 3 | Total 157,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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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교구장님 부활 메시지/ 교구장 이 기 헌 베드로 주교
작성자   한인규  회원정보 쪽지
작성일   2018-03-31 오후 6:15:03  번 호   385 
조 회   98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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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교구장 부활 메시지]

내 상처를 만져 보시오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요한 20,27)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는 그동안 거룩한 사순시기를 보내고 오늘 기쁜 주님의 부활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의 은총이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첫 선물은 평화였습니다.  스승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후 삶의 모든 의미와 희망을 잃고 불안한 마음으로 함께 모여 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의 첫 말씀은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였습니다.  이 말씀은 스승을 배반하고 떠났던 제자들에게는 용서의 말씀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부활로 향하는 사순시기에 우리 민족을 가련히 보시는 하느님께서는 한반도에 평화가 움트는 희망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동안 도저히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엉켜있었고, 단단한 얼음처럼 녹지 않을 것 같던 한반도, 전쟁의 어두운 구름마저 끼어있었던 한반도에 드디어 평화의 봄이 올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역시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을 하느님께서는 하실 수 있는 자비로운 분이심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모처럼 우리 손에 쥐어진 아직 완성되지 않은 평화라는 ‘유리그릇’이 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 사건 주변에는 우리가 묵상하고 우리 삶의 현장에서 실천해야 할 영적인 보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보물들이 부활을 이야기하는 성경 안에 담겨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활을 믿지 못했던 제자 토마스에게 예수님께서는 “네 손가락을 여기 대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요한 20,27)하셨습니다.  토마스가 예수님의 부활을 믿게 된 것은 예수님의 상처를 통해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시선으로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아파하는 마음으로 상처를 만져볼 때 주님의 부활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면서 얼마나 많은 상처를 다른 사람들에게 입히고, 때로는 상처를 입고 있습니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그 상처들을 바라보고, 따뜻한 마음으로 만져보라 하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상처에서 예수님의 상처를 보고 만질 수 있는 사람만이 제자들처럼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요한 20,25)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도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흔히들 우리 민족의 아픔인 분단을 표현할 때 ‘분단의 상처’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분단은 분명 우리 민족에게 말할 수 없이 큰 상처입니다.  분단이 된 계기도 형제들끼리 총부리를 맞대고 전쟁을 했기 때문이고 분단으로 가족들을 잃고 생이별을 하고 고향을 떠나 살게 되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분단의 긴 세월 동안 남북은 서로 원수처럼 지내며 서로 헐뜯고 미워하였고 때로는 형제가 굶주려 있을 때도 모른 체하며 지냈습니다. 
이 보다 더 큰 상처가 어디 있습니까?  참으로 너무 긴 세월 서로의 상처를 외면하며 지냈기에 평화의 주님께서는 우리 민족에게 이렇게 긴 세월 평화를 미루어 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평화를 위해 기도해왔고, 주변 강대국들의 저마다의 속셈들을 인내하며 대화를 끊임없이 외쳐왔기에 평창 올림픽 같은 평화의 발걸음이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긴 분단을 통해 남북이 서로에게 주었던 상처도 예수님의 상처 안에서 바라보도록 합시다.

이제 우리 모두 부활의 기쁨을 나날의 삶에서 맛보고, 부활의 선물로 우리 민족에게 찾아온 평화가 결실을 맺어 나가는 평화의 여정에 함께 해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활과 평화의 여정을 가로막는 돌들을 치워야 합니다.  부활 새벽에 천사들은 예수님 무덤을 가로막았던 돌들을 치웠습니다(요한 20,2).
우리도 우리의 일상에서 주님과의 만남을 가로막고, 평화의 여정을 가로막는 돌들을 먼저 치워야겠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기뻐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삶에 깊이 박혀있는 죄악과 악습의 돌을 치워내야 합니다.  때마침 우리 사회에서는 과거의 악습들을 과감히 청산하고자 하는 운동이 각계각층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도 솔선수범하여, 우리 삶에 박혀있는 어둡고 깨끗하지 못한 돌들을 치워 나가며 이 세상 안에서 부활을 증거해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함께 나누며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세상으로 나아갑시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20,21) 

 



  2018년 부활 대축일,

교구장 이 기 헌 베드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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